육도 윤회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네들은 
마치 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집을 비워야 하는 
전셋집에 세든 것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도 
왜 내가 이 자리에 서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채 탐욕에 자신을 던져버리고 
인생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화엄경>보현행원품에 
보현보살은 이런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청정한 바라밀을 힘써 닦아
어느 때나 보리심을 잊지 않고
번뇌업장 남김없이 멸해버리며
여러 가지 묘한 행을 성취하옵고
연꽃잎에 물방울이 붙지 않듯
해와 달이 허공에 머물지 않듯
모든 번뇌 모든 업 마군의 경계
세간 그 속에서 해탈 얻으니

일체 악과 온갖 고통 모두 없애고
중생에게 즐거움을 고루 주기를
끝없는 세월 다하도록 쉬지 않으며
시방 중생 이롭게 함 한량없으리.
어느 때나 중생들을 따르리니
오는 세상 모든 세월 다할 때까지
보현보살 넓고 큰 행으로 항상 닦아서
위없는 보리도를 성취하리라."

불교는 
나 자신을 버리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은 온갖 번뇌로 속박되어 있는 자신을 
믿음과 지혜와 자비로써 
해방시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참생명에 눈을 뜰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욕심도 던지고 시기와 질투, 
자만심도 모두 
던져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새 생명으로 
환생하는 길일것입니다.

우리는 선이 무엇인지 악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우리가 사는 생활이 선으로 인도하기도 하고 
악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악이란 본래부터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사물의 이치에 대한 근본적인 지혜를 
개발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그러므로 지혜의 등불로 몸과 입과 뜻을 밝힘으로써 
참다운 나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현보살의 말씀처럼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청정한 바라밀을 힘써 닦아야 합니다. 
모든 번뇌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참생명의 진리를 
이웃에게 회향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나를 버려서 나를 찾는 것이기도 합니다. 
 

마음속에 새기시길 깊이깊이 당부드립니다. 
지금 마음낸 그 자리에서 바로 성불합시다. 
변함없는 인연의 고리 꼭잡으시고  
피안의 언덕 넘어 지혜의길로 우리 함께갑시다!
             *출가 사문 도창 합장*